여러분은 이슬람의 단식월인 ‘라마단’에 대해 얼마큼 알고 계시나요? 라마단은 이슬람력으로 9월을 지칭합니다. 라마단이 시작되면 대부분의 이슬람교도들은 일출부터 일몰까지 의무적으로 금식을 하지요. 물을 마시는 것 또한 금지됩니다.
온종일 이어지는 인내의 시간. 해가 지고 나면 많은 이슬람교도들이 가장 먼저 ‘수박’🍉 을 찾는다는 사실, 혹시 알고 계셨나요? 우리의 여름철 별미인 수박이라니! 시원하고 달콤한 수박의 과육을 떠올리면 쉽게 수긍이 가긴 합니다.
이슬람교도들은 비워뒀던 속을 수박으로 달랜 뒤 조금씩 음식을 먹는다고 해요. 일몰즈음 아내들이 마트에서 장을 보고, 샐러드부터 각종 튀김까지 온갖 맛있는 음식을 차려둡니다. 사실 도시의 라마단은 축제 분위기에 가깝습니다.
동아프리카의 최빈국 ‘지부티(Djibouti)’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지부티는 국민의 대부분이 이슬람교를 믿습니다. 다른 이슬람 국가처럼, 수도에 사는 사람들은 일몰 뒤 적절한 영양 보충을 하며 라마단 기간을 버텨냅니다.
하지만 이런 행운이 모두에게 허락되는 건 아니에요.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 마을은 해가 진 뒤에도 굶주림을 견뎌야 합니다. 어쩌면 이들의 라마단은 매일 반복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어려운 생계 탓에 드문드문 이어지는 식사와 배고픔은 이들에게 일상과도 같은 일이니까요.
아주 특별한 ‘보통의 라마단’
‘갈리나 마을’의 주민들에게도 라마단은 유독 힘겨운 기간입니다. 무더운 낮 시간이 지나고, 밤이 찾아와도 이들의 상황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이슬람교도들이 수분 보충을 위해 먹는다는 수박은 물론이고, 제대로 된 먹을거리조차 마련하기 어렵죠. 축제 같은 도시의 밤과 씁쓸한 갈리나의 밤. 라마단이 끝나도 배고픔은 여전할 것이라는 현실이 이들을 무겁게 짓누릅니다.
파머스드림은 그런 갈리나 사람들에게 ‘보통의 라마단’을 선물해주고 싶었습니다. 도시 사람들처럼 수박으로 빈속을 달래고, 든든한 한 끼를 먹는 평범한 라마단을요. 그래서 지난 4월 27일 수박과 쌀, 대추야자를 들고 갈리나 마을을 방문했습니다.
라마단 기간 동안 외부인이 마을을 찾는 것은 극히 드문 일입니다. 방문하는 사람도, 방문객을 맞이하는 사람도 금식으로 힘들기 때문에 이슬람교도들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면 타지역을 오가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갈리나처럼 외딴곳에 있는 마을 사람들은 거의 고립 상태로 라마단을 보냅니다.
그런데 갑작스레 들려온 자동차와 낯선 목소리. 그늘에 누워 허기를 달래던 주민들이 마을 중앙으로 하나둘씩 모였습니다. 급식 물품을 꺼내놓자, 잔뜩 지쳐 있던 그들의 얼굴에 잔잔한 미소가 번집니다. 주민들은 수박을 받고선 연신 감사의 인사를 전했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아주 평범했던 올해의 라마단이 갈리나 사람들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입니다. 이는 모두 후원자님들이 보내주신 따스한 마음 덕분에 가능했습니다. 앞으로도 파머스드림은 후원자님들의 응원가 지지가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습니다!